감수
사토 가쓰히코(佐藤勝彦)
일본 도쿄 대학 이학부 교수. 이학 박사. 1945년 가가와 현(香川縣) 출생. 교토 대학교 이학부 물리학과 졸업. 천체물리학과 우주론 전공. ‘인플레이션 우주론’의 창시자 중 한 사람.
목차
1장 다이제스트 상대성 이론
2장 상대성 이론이 나오기까지
3장 특수 상대성 이론이란 무엇인가?
4장 일반 상대성 이론이란 무엇인가?
5장 상대성 이론의 의미
버스나 지하철에서 이동할 때 심심풀이로 읽었던 책인데, 지금까지 읽었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대한 책 중에 가장 쉽게 설명되어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말하지만 나는 물리학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물리학이 어려운 점도 있지만 현대물리학에는 결정불가능한 문제들이 여전히 산더미같이 쌓여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각설하고, 이 책은 물리학에 대해 거의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읽어도 상대성이론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것인지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도록 쓰여져있다. 수식도 거의 없고,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상대성이론의 내용을 풀어나가기 때문에, 교양 과학을 접한다고 생각하고 무작정 책을 들어도 금세 읽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강력 추천..!
리뷰에는 전혀 어려운 내용이 없고 오히려 신기한 내용들이 적혀있을 것이므로 교양과학시간이라 생각하고 봐주시도록!
아인슈타인 E=mc² 시간과 공간은 상대적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빠른 입자는 빛이다 블랙홀의 존재 우주는 팽창한다 |
위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못들어봤다면 유감이다..)나는 고등학생 때 방학숙제로 <E=mc²>이라는 제목의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썼었는데(저자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독후감은 어떻게든 잘 마무리해서 수행평가 점수는 잘 받았지만 E=mc² 이 결국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잘 이해하지 못했다. 지금의 나는 그 때의 나에게 최대한 쉽고 재미있게 이 내용들을 설명해주려고 한다.
"너와 나의 시간은 다르게 흘러가."
누군가 이렇게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보통 [요새 힘든일이 있나?]라든가 [저 친구는 매우 감성적이군!] 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저 말은 과학적으로 타당한 말이다!
상대성이론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시간과 공간은 절대적인 개념이 아니며 관측하는 사람에 따라 변화한다' 라고 할 수 있다. 즉, 내 입장에서 운동하고 있는 물체나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시간은 나보다 더 빠르거나 느리게 간다는 것이다. 심지어 공간조차도 상대적으로 늘어나거나 줄어든다!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할까? 해답은 바로 빛의 속도의 절대성에 있다.(광속도 불변의 원리 라고 부른다.)즉, 빛의 속도는 어떤 운동상태에 있는 관측자에게도 항상 초속 (약)30만km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빛에는 일반 속도계산이 적용되지 않는다. 예를들어 내가 30만km/s로 운동하고 있으면서 레이저포인터로 빛을 쏜다고 해도 이런 상황을 관찰하는 어떤 운동상태의 사람에게도 빛은 60만km/s가 아닌 30만km/s로 보인다는 것이다. 반면 이것은 나의 입장에서 빛과 같은속도로 운동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빛은 내가 봤을 때도 30만km/s로 운동하고 있다! 믿기 어렵겠지만 이러한 사실들은 과거 여러 물리실험으로서 '거의' 증명되었다. 실제 일상에서의 사례를 보면, GPS 위성에서는 광속은 항상 초속 30만km로 설정되어있는데, 만약 빛의 속도가 위의 설명과 같이 절대적이지 않다면, 위성과 자동차가 가까워지거나 서로 멀어질 때마다 거리계산에 오차가 생기며, 이 오차를 보정하지 않는다면 차의 내비게이션이 보여주는 위치의 오차는 100m이상이 되어버린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오차가 생기지 않는 이유는 광속도가 불변하기 때문이다. 이 광속도 불변의 원리에 의해 특수 상대성 이론이 설명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 시간의 상대성
두 사람 중 한사람은 광속의 80%의 속도로 등속이동하는 우주선에 탑승해있고, 한 명은 그 우주선을 달의 표면에서 정지한 채로 관찰한다. 각각은 '빛시계'라는 것을 가지고 있고 이것으로 각자 흐른 시간을 계산한다. 빛시계란 위와 아래에 거울이 달려 있고, 그 사이를 빛이 오가는 방식으로 시간을 재는 장치이다. 아래쪽 거울에서 출발한 빛이 위쪽 거울에 닿는 순간이 1초의 경과를 의미한다.
(아래 사진은 책의 일부입니다)
우주선 안에있는 사람(A) 의 입장에서는 빛시계의 빛은 똑바로 위로 향하는 반면 달표면에서 우주선을 관찰하는 사람(B) 에게는 우주선이 이동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빛의 운동경로는 두번째 그림과 같이 대각선을 이루며 나아간다. 그러면 B의 빛시계가 1초 경과했을 때 A의 빛시계도 똑같이 1초가 지났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니다. 왜냐하면 B의 입장에서 우주선의 1초가 지나려면 빛이 대각선경로를 통해서 거울의 윗면에 닿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즉, 달표면의 빛시계에서 1초가 경과되기 위해 빛이 운동해야 하는 거리보다 우주선의 빛시계에서 1초가 경과되기 위해 빛이 운동해야 하는 거리가 B의 입장에서는 더 길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A의 시간이 더 느리게 가는 것으로 관찰된다. 또한 중요한 것은 우주선의 입장A에서 봤을때도 B의 시간 역시 느리게 가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인데 그 이유는 우주선의 입장에서는 달이 이동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시간의 상대성이다.
2. 공간의 상대성
서로 다른 등속운동상태(관성계)에 있는 사람에게는 서로 다른 시간의 상대성에 의해 서로 다른 시간 기준이 적용되는데, 이의 결과로 공간도 상대성을 띄게 된다.
책에서는 다음과 같은 상황을 상정한다.
"모선에서 보아 1.3광년 떨어진 행성에서 우주선이 모선으로 돌아온다고 하자. 그런데 우주선에는 1년 뒤에 폭발하는 시한 폭탄이 장치되어 있다. 시한 폭탄은 모선에서만 해체할 수 있다. 우주선은 광속의 80%로 비행한다."
중요한 요점은 이렇다. 첫째, 우주선의 입장에서는 1년의 시간 내에 모선에 도착해야만 한다. 둘째, 모선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우주선과 모선 사이의 거리는 1.3광년이다. 셋째, 상식적인 속도계산에 의하면 우주선이 모선에 도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1.67년(광속의 80%로 1.3광년의 거리를 간다고 가정할 때)이므로 우주선은 모선에 도착하기 전에 폭발한다.
그러나 상대성이론에 따라 생각하면 우주선은 매우 널널하게 모선에 도착한다. 이것은 시간의 상대성으로부터 도출되는 결론인데, 모선의 입장에서 볼 때 모선의 1초는 우주선의 0.6초로 계산된다. 결국 모선에서 보았을 때 우주선이 도착하는데 1.3광년이 걸린다는 이야기는 우주선의 입장에서는 0.78광년 (1.3 X 0.6)이 걸린다는 이야기이고 우주선은 광속의 80%로 모선으로 향하고 있으므로 실제 걸리는 시간은 0.975년(0.78 ÷ 0.8)이다. 따라서 우주선은 폭파하기 전에 모선에 도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들은 상식을 매우 벗어나는듯보인다. 이를 올바른 관점으로서 받아들이려면 [광속 불변의 원리]를 상식이라고 생각해야만 한다. 속도의 한계는 빛의속도이다.
3. 질량이 에너지로, 에너지가 질량으로
E=mc²이제 위의 괴상해보이는 수식을 설명할 시간이다. E는 에너지를 나타내며 m과 c는 각각 물체의 질량과 광속을 나타낸다. 즉 이 수식이 의미하는 바는 질량 m을 가지는 물체가 모두 에너지로 환산된다고 가정하면 그 물체는 질량m에 광속 c를 제곱한 만큼의 에너지를 낼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즉, 아주 작은 질량의 물질이 엄청나게 큰 에너지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우리가 종이를 태우는 과정에서 원상태의 종이와 모두 탄 종이의 질량을 비교하면 아주미세한 차이가 나는데(몇십억분의 일그램정도), 이는 질량이 화력에너지의 형태로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또한 원자력 발전소의 핵분열 과정을 살펴보면, 우라늄의 핵분열 반응에 의해 10g이 에너지도 바뀐다고 가정할 때 그 에너지의 양은 900조J 이 되는데, 이것은 고대 이집트 쿠푸 왕의 피라미드만한 컵(약260만세제곱미터)에 가득 든 섭씨 20도의 물을 100도로 끓이는 에너지에 해당한다고 하니, 원자력발전으로부터 우리가 얻는 에너지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우라늄 5kg을 핵분열반응시켜 얻는 에너지를 석탄을 통한 산화반응으로 얻으려면 석탄 1만 3000톤이 필요하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어떤 물체도 광속을 넘어서도록 가속시킬 수 없는데, 그 이유는 물체의 속도가 광속에 가까워 질수록 질량(움직이기 힘든 정도)이 더욱 커져서, 물체가 광속에 가까워지면 질량이 무한대에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참고: 무게는 질량에 중력이 작용할 때 생기는 결과값으로서 질량이 물질을 나타내는 좀 더 근본적인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질량은 중력이 존재하든 안하든 같다는 것이다)
4. 일반 상대성 이론
지금까지 설명한 것들(시간의 상대성, 공간의 상대성, 질량과 에너지와의 관계)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중 '특수상대성이론'에 속한다. '특수'라는 단어가 붙은 이유는 아인슈타인이 아직 [중력]을 다루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반상대성이론에서는 특수상대성이론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을 중력을 포함하여 설명한다. 여기에 그 모든 내용을 싣기에는 스스로에게 무리인데다가, 책에서 훨씬 재밌고 잘 설명해주고 있으므로 책을 꼭 읽어보시기 바라고,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다.
중력은 공간을 휘게하며 그에 따라 중력의 영향 안에서는 빛이 휘면서 운동하게 되는데, 위의 그림에서 보면 항성에서 먼 빛의 가장자리부분이 항성에서 가까운 가장자리부분에서보다 더 빠르게 운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광속불변의원리에 의해 빛의 속도는 다르지 않으며, 여기서 달라져야 하는 요인은 <시간>이 되는 것이다. 같은 속도의 물체가 더 많은 거리를 나아가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항성에서 먼쪽(중력이 약한지점)에서는 항성에 가까운쪽(중력이 강한지점)보다 시간이 빠르게 가는 것이다. <1.시간의 상대성>에서 설명했듯이 특수상대성이론의 특징은 관찰자를 다르게했을 때 시간은 "서로의 입장에서 느리게" 간다는 것이었지만, 중력이 포함된 일반상대성이론에서는 관찰자에 상관없이 시간은 중력이 강할수록 느려진다. 즉 시간은 중력에 의해 절대적으로 느려진다고 말할 수 있다.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블랙홀에서는 시간의 흐름이 '정지'한다. 그러나 또한 신비로운 점은 시간의 흐름이 멈추어도 당사자는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다만 블랙홀에 있는 사람이 블랙홀 밖에 있는 사람을 관찰한다면, 그 바깥세계의 시간은 맹렬한 속도로 흘러갈 것이다. 그리고 그제서야 블랙홀에 있는 사람은 자신의 시간이 얼마나 느린지 알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아인슈타인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이런게 아닐까.
"자신의 시간은 자신만의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