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11. 12. 26. 18:18

입대 전에 이 블로그를 만들었을 땐, 이 공간에는 단지 수학문제나 끄적이고 혼자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의 수학은 나에게는 종교였고, 인생이었다. 그리고 전역을 약 2주 남겨놓은 지금, 나는 그 당시의 내가 잘못되었음을 알았다. 수학은 다가가기 힘든, 숭배할 종류의 그런 대상이 아니다. 수학은 내가 몸 담을 분야이고, 내가 이끌어나가야 할 이야기이다. 입대 전과 달리 수학과 나의 관계가 이토록 달라지게 되었기에, 이 블로그도 단지 수학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공간이 아니라, 내 인생 전반에 대하여 논의해볼 수 있는 하나의 장으로 활용하려고 한다.
블로그의 이름이 L'amant 인 이유는, 앞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나의 연인처럼 생각하며 사랑하겠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붙이게 된 것이다. 지금 우선 가장 하고싶은 것은, 첫번째로는 물론 수학이고, 부차적으로는 음악과 소설 창작이다. 그래서 블로그의 카테고리도 각각 Mathematics, Music, Novel 이라고 명명하여 분야별로 좋은 글들을 포스팅하고 내 스스로의 생각도 다양하게 적어 볼 생각이다. 마지막 카테고리인 Interesting things는 이 세가지 주력분야를 제외한 나머지 관심있는 분야에 대해서 적어볼 계획이다.
누군가가 보기에 나는 입대 전에 비해 별로 바뀌지 않은 듯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근 2년 동안 나의 마음을 갉아먹고 있던 '두려움'이라는 벌레들을 박멸하는데 주력했고, 이제는 중구난방식이 아니라 확실한 '방향'을 가진 노력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는 그 어떤 것에서도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나는 힘들어도 한 걸음을 더 내딛을 수 있는 용기를 가지게 되었다. 인생에는 양과 음이 항상 공존한다는 것, 그리고 무언가를 원한다면 또 다른 무언가를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는 당연한 진리를 마음으로도 깨닫게 되었다. 
군에서 간간히 써왔던 병영에서의 일기장과 함께 나는 새로운 세상에 첫 발을 내딛게 될 것이다. 이 블로그는 다시 2년 만에 사회로 나가려는 내 힘찬 발걸음에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Posted by Platoni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