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정신력
제대하고 10달동안 뭘했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뭔가 열심히 하려고는 했던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는 애쓰는 척만 하게되어서 조금 서글픈 감이 없지 않다.
한번 살펴보자. 소설쓰는것? 완전히 망했다. 독서모임도 깨지고, 그쪽계열에 유능한 사람이 널리고 널렸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그전에 그들과 비슷한 글솜씨와 독서량을 가져야 한다는 압박감이 소설을 재차 쓰는 것에 대해 엄두가 나지 않게 하는 것 같다.
음악이라.. 기타는 사놓고 한 때의 유행처럼 지나갔다. 노래실력이 늘은 것도 아니고, 오선지는 사서 썩혀두었다. 짬날때마다 이사한 집에서 피아노를 치자는 허무맹랑한 계획. 잊은지 오래다. 어쩌면 계획보다는 나의 열망이 그정도일 뿐일테지.
수학. 갈수록 꼬여간다. 솔직히 말하면 요즘은 뭘 배우고있는건지도 모르겠다. 어떤 분야를 공부할 때면 이것이 재미있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찾기 참 힘들다. 수학 공부를 하다보면 이런 경우가 있다. 재미있는 부분을 억지로 찾아야 될 때가.. 그전까진 어둠을 헤메듯이 그 어떠한 것도 명확하지 않다. 문맥이 읽히지 않고 Definition과 Theorem의 나열만이 머릿속에 존재한다. 그것들이 설사 논리적으로 잘 인지되었다고 해도 직관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첫째로는 익숙해지지 않았기 때문이고 두번째는 그것에 그만큼의 흥미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직관은 다른 곳에서 찾지 않는다. 거시적관점을 가지게 되는 것은 그만큼 그 체계에 자신만의 해석이 곁들여졌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흥미를 가지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통 두가지 경우로 나뉘는데, 첫째는 사실은 직관적 의미는 정말 흥미로운데 내용이 어려워서 이해를 못한 경우, 그리고 그것이 오랫동안 지속되기 때문이고, 두번째는 직관적 의미를 다 알고나서도 그 자체가 재미없고 시시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나는 아직 후자를 겪어보진 못했다. 학부수준의 수학이라고 해도 어떻게 감히 내가 그것들을 대체로 이해하고 평가를 마쳤다고 할 수 있겠는가? 웃기는 소리이다. 단지 서툴고, 비벼대야 하는 시기라서 그런 것이라 믿을 뿐이다. 다만 그 시간이 길어지면 힘에 부치지 않을까 하는 가벼운 걱정이다.
이렇듯 사실상 전역 후 한해가 허망하게 지나는듯하다. 그렇게 자신을 되새김질 하는 시간을 많이도 보냈으면서도 여전히 인생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심한 꼴을 다시 한번 보았을 뿐이다. 그래도 뭐, 어쩌겠는가. 내가 할 수 있는 건 헤어나려고 발버둥치는 일과 미래의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 뿐인것을.
지치지만 힘들다고 생각하진 않을 것이다. 반복되는 시간의 흐름에서 내 사상까지 중복되어간다면 자존심이 상해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다시말하면, 변화의 시기가 온 것이다. 인생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다이나믹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생명은 짧아진다.
기존의 세가지 목표분야에 한 가지를 더해본다.
올해 남은 기간과 내년은 영어다.
언어가 안되어서 유학이라도 나갔을 때 무시당하면 그것만큼 열받는 일도 없을테지. 이런 저런 영어달인들과 조만간 상담시간을 잡아봐야할듯 싶다.
블로그야 미안하다. 그동안 방치해둬서. 당분간은 그래도 자주 올듯싶구나. 이번 변화의 패턴 중에 하나에는 너도 들어가있거든. 우리 화이팅하자.